퇴사 자금 계산법의 핵심은 금액이 아니라 버팀기간입니다. 즉시 쓸 수 있는 현금을 매달 빠져나가는 돈으로 나눈 개월 수죠. 흔히 6개월치나 1년치 생활비를 떠올리지만, 그 숫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통장에 든 돈이 전부 퇴사 자금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곧 낼 세금과 부채, 이사비, 사업 초기 비용을 빼고 나면 실제로 쓸 수 있는 금액은 달라집니다.
계산의 출발점은 간단합니다.
버팀기간 = 즉시 사용 가능한 현금 ÷ 월 순유출액
아래 순서대로 자기 숫자를 넣으면 퇴사·보류·재검증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통장에 있는 돈을 전부 퇴사 자금으로 봐도 되나
예금과 입출금 통장의 합계로 계산하면 버팀기간이 실제보다 길게 나옵니다. 쓸 시점이 정해진 돈, 그리고 손대지 않기로 한 비상예비금부터 떼어내야 합니다.
즉시 사용 가능한 현금
현금성 자산 − 퇴사 전후 확정지출 − 초기 일회성 사업비 − 건드리지 않을 비상예비금

확정지출은 예정된 세금, 보증금, 이사비, 부채 상환액처럼 시기와 금액이 정해진 돈입니다. 노트북 구매, 홈페이지 제작, 장비 보증금처럼 시작할 때 한 번 드는 비용도 사업 고정비와 섞지 말고 먼저 뺍니다.
퇴직금은 금액과 지급 시점을 확인한 뒤 넣습니다. 아직 계약되지 않은 매출과 받을 가능성만 있는 지원금은 여기서 제외합니다.
매달 빠져나가는 돈은 어디까지 넣어야 하나
현금을 구했으면 매달 얼마가 빠져나가는지 볼 차례입니다. 카드 명세서와 계좌 이체 내역으로 최근 3개월 지출을 적고, 매월 나가지 않는 연간 비용은 12로 나눠 더합니다.
| 구분 | 기록할 항목 |
|---|---|
| 필수 생활비 | 주거비, 식비, 교통비, 통신비, 보험료, 교육비 |
| 사업 고정비 | 사무실, 프로그램, 서버, 광고 기본비, 회계 비용 |
| 부채 상환 | 대출 원리금, 카드 할부 등 정기 상환액 |
| 인정할 수입 | 계약되었거나 반복 입금이 확인된 보수적 금액 |
월 순유출액 = 필수 생활비 + 사업 고정비 + 정기 부채 상환액 − 인정할 월수입
예상 매출을 크게 잡으면 버팀기간도 길어 보입니다. 퇴사 여부를 판단할 때는 희망 매출 말고 매출이 늦게 생기는 쪽을 먼저 계산하는 편이 낫습니다.
가정해 보겠습니다. 필수 생활비 280만 원, 사업 고정비 70만 원, 부채 상환액 50만 원에 확인된 반복 수입이 40만 원이면 월 순유출액은 360만 원입니다. 즉시 사용 가능한 현금이 3,600만 원이라면 버팀기간은 10개월이고요. 예시일 뿐이니 각자의 실제 내역으로 바꿔야 합니다.
매출이 늦어지면 버팀기간은 얼마나 줄어드나
버팀기간이 같다고 퇴사 조건까지 같지는 않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과 부양가족이 있는 사람, 부채가 없는 사람과 매달 원리금을 내는 사람은 현금이 떨어졌을 때 벌어지는 일이 다르거든요.
그래서 기본 계산 뒤에 불리한 상황을 한 번 더 넣어봅니다.
- 매출이 예상보다 3개월 늦어져도 버틸 수 있는가?
- 생활비가 줄지 않아도 계산이 유지되는가?
- 갑작스러운 의료비나 수리비를 사업자금과 분리했는가?
- 부채 상환일과 현금 유입일이 어긋나지 않는가?

예상 매출을 0원으로 바꾸거나 월비용을 높여 다시 계산했을 때 버팀기간이 뚝 떨어진다면, 지금 숫자는 낙관적인 조건에 기대고 있습니다.
돈은 모았는데 고객이 없으면 어떻게 되나
오래 버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사업이 굴러간다는 증거가 되지 않습니다. 퇴사 전에 다음 네 가지도 숫자와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 무료 반응 말고 실제 결제나 구체적인 구매 의사가 있었는가?
- 월 손익분기 판매량 = 월 사업 고정비 ÷ 건당 공헌이익을 계산했는가?
- 첫 고객이 들어올 경로와 그 경로에 드는 비용을 확인했는가?
- 어느 날짜나 잔액에서 사업을 줄이거나 멈출지 정했는가?
공헌이익은 판매가에서 한 건을 팔 때마다 추가로 드는 비용을 뺀 금액입니다. 이 값을 모르면 매출 목표는 세워도 몇 건을 팔아야 적자를 벗어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여기서 손익분기 판매량은 사업 고정비만 기준으로 합니다. 생활비는 버팀기간 계산에서 이미 현금으로 확보해 뒀기 때문입니다. 생활비까지 매출로 충당하려면 분자에 생활비를 더해 다시 계산해야 하고, 필요 판매량은 그만큼 늘어납니다.
계산 결과로 퇴사·보류·재검증 중 무엇을 골라야 하나
마지막으로 계산 결과를 행동으로 바꿉니다.
| 판정 | 확인할 조건 | 다음 행동 |
|---|---|---|
| 퇴사 검토 | 불리한 상황에서도 목표 버팀기간을 충족하고 실제 결제와 고객 경로가 확인됨 | 퇴사일과 월별 현금 한도를 정함 |
| 보류 | 퇴직금이나 예상 매출을 넣어야만 기간이 충족됨 | 확정 금액과 입금 시점을 확인한 뒤 다시 계산 |
| 재검증 | 실제 지출, 공헌이익 또는 고객 확보 기록이 없음 | 3개월 지출과 소규모 유료 판매부터 기록 |
퇴사 전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오늘 할 일은 통장잔고 확인이 아닙니다. 즉시 사용 가능한 현금, 월 순유출액, 불리한 상황의 버팀기간을 한 장에 적는 겁니다. 여기에 돈 내는 고객과 중단 기준까지 확인하면 퇴사를 감정이 아니라 숫자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