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JOURNAL

정책에서 실무까지, 자산시장을 둘러싼 이야기

퇴사 후 대출한도 축소? 전업투자자가 먼저 정리할 3가지

퇴사 후에는 소득 증빙 방식이 달라져 기존 대출의 연장 조건과 신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대출 만기, 필요한 현금, 보유 부동산의 회수 시점을 점검하는 순서를 알아봅니다.

책상에서 대출 만기와 현금, 자산 회수 시점 관련 서류를 정리하는 모습

퇴사 후 대출이 갑자기 어려워졌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사실이다. 은행이 차주의 상황에 맞춰서 대출 여부를 조정하는건 당연한 일 아니겠나. 하지만 다행히도 퇴사와 동시에 모든 대출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달라지는 것은 금융회사가 내 상환능력을 판단할 때 사용하는 근거다.

무슨 말인가하면, 직장에 다닐 때는 급여명세서와 재직증명서가 있었다. 매달 일정한 급여가 들어오고 앞으로도 비슷한 현금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 비교적 간단하다. 그러나 퇴사 후 부동산 매매업이나 임대업을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실제로 사업을 하고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도 금융회사가 확인할 수 있는 매출과 소득 자료가 충분히 쌓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퇴사 후 첫 6개월에서 1년은 투자자 입장에서 꽤 애매한 구간이다. 자산도 있고 투자금도 움직이고 있는데, 금융회사의 서류에서는 안정적인 급여소득자가 사라지고 아직 실적이 충분하지 않은 사업자가 등장한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퇴사 후 대출 문제를 단순히 앞으로 돈을 빌릴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접근하면 답이 잘 나오지 않는다.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기존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현금, 그리고 현금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보유 자산이다.

1. 퇴사 후 대출은 마이너스통장 잔액보다 만기부터 확인한다

퇴사를 준비하거나 이미 퇴사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기존 대출의 금리가 아니다. 만기일과 연장 조건이다. 특히 직장인 신용을 기반으로 개설한 마이너스통장은 퇴사 후에도 지금과 같은 조건이 당연히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금융회사는 만기 연장 과정에서 소득과 직업 상태 등을 다시 확인할 수 있고, 그 결과에 따라 한도나 금리 등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투자자에게 마이너스통장은 단순한 부채가 아니다.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예비 유동성이기도 하다. 투자를 반복하다 보면 돈이 필요한 시점이 예상보다 갑자기 찾아온다. 취득 관련 비용, 예상하지 못한 수리비까지 짧은 기간 안에 현금을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통장에 현금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신용한도가 남아 있다면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다. 따라서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은 다음 항목까지 한 번에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 금융회사
  • 대출 한도와 현재 사용액
  • 금리
  • 만기일
  • 연장 시 확인해야 할 조건
  • 상환할 경우 필요한 현금

단순히 ‘대출 5천만원’이라고 기록하는 것과 ‘6개월 뒤 만기가 돌아오는 5천만원’이라고 기록하는 것은 전혀 다른 자금계획을 만든다.

대출 서류와 카드 옆에서 만기일을 확인할 수 있는 달력과 모래시계

2. 사업자대출은 금리보다 이용 가능한 경로를 먼저 확인한다

퇴사 후 대출을 알아보면서 가장 먼저 체감하는 변화는 기존에 익숙했던 금융 경로가 좁아졌다는 점이다. 급여소득자일 때는 재직과 소득을 증명하고 몇몇 금융회사의 조건을 비교하는 방식이 비교적 단순했다. 사업자가 되면 사업기간, 매출과 소득자료, 담보, 기존 부채 등 심사에서 고려되는 요소가 달라진다.

이 때문에 퇴사 직후에는 가장 싼 대출을 찾기 전에 내 조건에서 실제 이용 가능한 자금조달 경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사업자대출을 취급하는 금융회사와 담보대출 경로 등을 확인하고, 각각 어떤 조건에서 자금을 취급하는지 알아두는 것이다. 한 금융회사에서 대출이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고 모든 금융기관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한 번 대출이 잘 실행됐다고 다음 물건에서도 같은 한도와 조건을 기대해서도 안 된다.

3. 부동산 투자 전 12개월 현금흐름을 점검한다

퇴사 후 가장 위험한 순간은 대출이 완전히 막혔을 때가 아니다. 직장인일 때와 비슷한 조건으로 앞으로도 계속 돈을 빌릴 수 있다고 가정한 채 투자 규모를 유지할 때다. 그래서 새로운 경매 물건을 찾기 전에 앞으로 12개월의 자금 일정을 한번 펼쳐볼 필요가 있다.

현금과 은행 카드, 주택 모형을 자금 유형별로 나눈 모습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만기, 예정된 경매 잔금, 취득 관련 세금, 수리비, 생활비와 사업 고정비, 보유 물건의 예상 매도 시점과 잔금일을 시간순으로 놓아보는 것이다. 이 표를 만들어 놓으면 같은 수익률의 물건도 다르게 보인다.

기대수익이 3천만원이더라도 낙찰 후 남는 유동성이 거의 없고 기존 물건까지 장기간 매도되지 않는다면 우선순위를 낮출 수 있다. 반대로 예상수익이 조금 작더라도 투입 자기자본이 적고 회수기간이 짧다면 전체 자금 회전에서는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실제로 물건을 반복해서 검토하다 보면 ‘얼마를 벌 수 있는가’ 못지않게 ‘이 물건에 돈이 몇 개월 묶이는가’를 보게 된다. 자본이 제한된 투자자에게 수익률과 회전율은 따로 볼 수 없는 숫자다.

마지막으로 확인할 대출 만기·필요 현금·자산 회수 시점

직장을 그만뒀다고 해서 곧바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금융회사가 인정하는 소득의 형태가 달라지고, 직장인 시절 당연하게 사용하던 자금조달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이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기 전에 과거와 같은 투자 규모를 유지하려 할 때 발생한다. 따라서 퇴사 후 부동산 투자를 계속할 생각이라면 좋은 경매 물건을 하나 더 찾기 전에 다음 세 가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다.

내 마이너스통장과 기존 대출은 언제 만기가 돌아오는가.
앞으로 1년 동안 반드시 필요한 현금은 얼마인가.
현재 보유한 부동산은 보수적으로 언제 현금으로 돌아오는가.

이 세 가지가 정리되면 투자 기준도 명확해진다. 자금이 묶여 있는 기간이 너무 긴 물건, 특정 대출이 반드시 실행돼야만 잔금을 치를 수 있는 물건, 기존 매물이 예상대로 팔려야만 다음 일정이 성립하는 물건은 우선순위에서 밀어낼 수 있다. 반대로 대출 여건이 다소 나빠져도 버틸 수 있고, 예상보다 매도가 늦어져도 다음 잔금에 문제가 없는 물건은 검토를 계속할 수 있다.

퇴사 후 자금관리의 핵심은 대출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데 있지 않다. 돈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는 시점을 미리 발견하고, 그 시점이 오기 전에 투자 규모와 물건의 순서를 조정하는 것. 직장을 떠난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새로운 대출상품 하나가 아니라, 달라진 자신의 현금흐름에 맞춰 다시 짠 자금 운용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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