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차계약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행사할 수 있다. 이 기간 안에 갱신 의사가 집주인에게 도달해야 하므로, 계약서의 만료일을 먼저 확인한 뒤 문자나 내용증명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전달해야 한다.
법에서 사용하는 정식 명칭은 ‘계약갱신요구권’이다. 임차인은 이 권리를 한 차례 행사할 수 있고, 갱신되는 임대차 기간은 2년이다. 집주인에게 법에서 정한 거절 사유가 없다면 임차인의 갱신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계약 만료일, 행사기간은 어떻게 셀까?
계약갱신청구권의 행사기간은 현재 적용되는 계약서의 만료일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최초 계약 이후 계약서를 다시 작성했다면 최근 갱신계약서에 적힌 만료일을 확인해야 한다.
‘2개월 전’을 약 60일 전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법률상 월 단위 기간은 달력을 기준으로 계산하므로, 만료일에서 두 달 전의 날짜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계약 만료일이 2027년 12월 15일이라면 2027년 6월 15일이 6개월 전, 10월 15일이 2개월 전의 기준일이다. 경계일까지 기다리면 발송과 도달 시점 또는 기간 계산을 놓고 다툴 수 있으므로, 늦어도 10월 14일까지 집주인이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전달하는 편이 안전하다.
만료일이 29일·30일·31일처럼 월말에 걸려 있으면 해당 날짜가 없는 달 때문에 계산이 헷갈릴 수 있다. 이런 계약은 만료 6개월 전이 지난 직후 의사를 전달해 두면 마지막 날짜를 따질 필요가 없다. 너무 일찍 알렸다면 법정 행사기간 안에 같은 내용을 다시 보내는 것이 좋다.
행사기간을 넘겼다고 해서 계약 연장이 모두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집주인과 합의해 다시 계약할 수 있고, 양쪽 모두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을 통지하지 않았다면 묵시적 갱신이 성립하는지도 따져볼 수 있다. 다만 기간이 지난 뒤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근거로 갱신을 요구하기 어려워진다.
갱신 의사, 어떻게 전달해야 증거가 될까?
계약갱신청구권은 정해진 신청서가 없다. 말로 행사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집주인이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 임차인이 전달 사실을 입증해야 할 수 있다.
계속 살고 싶다거나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느냐고 묻는 표현은 협의 요청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어느 주택의 계약인지, 만료일은 언제인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다는 뜻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적는 편이 좋다.
○○아파트 ○동 ○호 임차인 ○○○입니다. 현재 임대차계약의 만료일은 2027년 12월 15일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따라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며, 만료일 이후 2년간 계약 갱신을 요청합니다. 이 메시지의 수신 여부와 갱신 조건을 회신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자는 발송 화면과 집주인의 답변을 함께 보관한다. 카카오톡이나 이메일을 이용한다면 상대방이 내용을 확인했음을 알 수 있는 화면도 저장해 두는 것이 좋다. 전화로 먼저 이야기했다면 통화 후 같은 내용을 문자로 다시 보내면 의사표시의 내용과 날짜를 남길 수 있다.

분쟁 가능성이 있거나 집주인이 연락을 피한다면 내용증명을 이용할 수 있다. 내용증명은 어떤 문서를 언제 보냈는지 확인하는 자료이고, 실제 도착 여부까지 남기려면 배달증명을 함께 신청하는 편이 좋다. 법률상 상대방에게 하는 의사표시는 발송한 때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 효력이 생긴다.
통지는 계약서에 임대인으로 적힌 사람에게 직접 보내야 한다. 중개사나 건물 관리인에게만 전달하면 그 사람이 갱신 요구를 받을 권한이 있었는지를 놓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임대인이 여러 명이라면 계약서에 기재된 임대인들에게 모두 보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집주인이 메시지에 답하지 않더라도 임차인이 다시 동의를 받아야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언제 어떤 내용을 보냈고 집주인에게 도달했는지가 확인되어야 하므로, 답변이 없다면 문자와 내용증명 등 서로 다른 방법으로 한 번 더 전달해 두는 편이 낫다.
새 계약서가 없어도 갱신될 수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뒤 반드시 새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적법하게 갱신되면 기존 임대차와 같은 조건으로 다시 계약한 것으로 보고, 갱신 기간은 2년으로 본다.
다만 보증금이나 월세가 달라지거나 갱신 후 만료일을 명확히 남길 필요가 있다면 계약서를 새로 쓰거나 기존 계약서에 변경 내용을 추가할 수 있다. 새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특약에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따라 갱신한 계약이라고 적어 두면 권리 사용 여부를 둘러싼 혼선을 줄일 수 있다.
집주인에게도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는 있다. 임차인이 월세를 두 차례분에 이를 정도로 연체했거나 집주인 또는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로 거주하려는 경우 등이 법에 규정돼 있다.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한다면 구두 설명으로 끝내지 말고 거절 사유와 통지 날짜를 문자나 서면으로 받아 두는 것이 좋다.
기존 계약서와 갱신계약서는 함께 보관해야 한다. 여기에 갱신 요구 메시지, 통화 후 확인 문자, 집주인의 회신, 내용증명과 배달증명을 모아 두면 갱신 요구의 내용과 도달 시점을 확인하기 쉽다.
계약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면 최근 계약서에서 만료일을 찾아 달력에 표시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법정 기간 안에 보낼 문구를 정하고, 집주인이 언제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록까지 남겨야 절차가 마무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