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JOURNAL

공기업 퇴사한 전업부동산투자자의 집과 돈 이야기

전세권설정, 확정일자만으로 부족한 경우는 언제일까?

전세권설정이 필요한지 고민된다면 입주·전입신고·확정일자로 우선변제권을 갖출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보자. 전입이 어렵거나 직접 경매를 청구할 권리가 필요하다면 집주인과 등기 협의를 해야 한다.

전세권설정, 확정일자만으로 부족한 경우는 언제일까?

확정일자를 받았다고 해서 바로 우선변제권이 생기지는 않는다. 집에 들어가 살면서 전입신고까지 마친 임차인이 확정일자를 함께 갖춰야 경매나 공매에서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생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제2항).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비어 있으면 확정일자만으로는 그 권리가 성립하지 않으니, 지금 계약이 이 조건을 모두 채울 수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확정일자 하나로는 왜 안 될까?

확정일자는 계약서에 날짜를 공식적으로 새겨 넣는 절차일 뿐이고, 우선변제권을 만드는 건 그 날짜와 함께 갖춰야 하는 다른 두 조건이다. 법은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전입신고)을 마쳐야 그다음 날부터 제삼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제1항). 이 대항요건에 따른 대항력이 생기고 확정일자까지 갖춘 때가 우선변제권의 기준이 된다.

그러니까 순서가 이렇다. 이사해서 실제로 살고, 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하고,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는다. 이 세 가지가 다 갖춰진 날 중 가장 늦은 날짜가 기준이 되고, 그날의 다음 날부터 권리가 생긴다. 확정일자만 미리 받아 놓고 입주나 전입신고를 늦추면 그만큼 기준일도 늦어진다.

입주, 전입신고, 확정일자를 차례로 갖추고 가장 늦은 날의 다음 날부터 권리가 생기는 과정을 보여 주는 단계 표

전입신고를 할 수 없는 계약이라면 어떻게 될까?

확정일자 체계 자체가 주거용 건물의 임대차에만 적용된다. 법은 주거용 건물의 전부나 일부를 빌리는 경우에 적용되고, 임차 공간의 일부가 주거 외 목적으로 쓰여도 적용 대상이지만, 애초에 주거용이 아닌 건물이라면 이 법의 보호 범위 밖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2조).

여기에 더해 전입신고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세대원 전원이 전입신고를 할 수 없는 사정이 있거나, 임대인이 실거주를 숨기려는 목적으로 전입을 꺼리는 경우처럼 대항요건을 처음부터 갖추지 못하거나 중간에 유지하지 못하면 확정일자가 있어도 우선변제권이 성립하지 않는다.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모두 갖춰야 하는 조항이기 때문에, 그중 하나가 빠지면 이 조문만으로는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조의2제2항). 이런 상황이라면 확정일자 체계에만 의존하지 말고 전세권설정등기를 따로 검토해야 한다.

전세권설정등기는 확정일자와 뭐가 다를까?

둘의 근본적인 차이는 권리의 성격이다. 확정일자로 생기는 우선변제권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채권이고, 전세권설정등기는 민법에 따른 물권이다. 채권은 계약 상대방(집주인)에게만 주장할 수 있는 권리고, 물권은 그 부동산 자체에 대해 누구에게나 주장할 수 있는 권리라서 효력의 범위가 다르다.

확정일자 우선변제권은 채권, 전세권설정등기는 물권이며 주장할 수 있는 상대가 다르다는 비교 표

보호가 시작되는 시점도 다르다. 확정일자 체계는 입주·전입신고·확정일자 중 가장 늦은 날의 다음 날부터 효력이 생기지만, 전세권등기는 등기부에 등기한 날부터 바로 효력이 생긴다(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권리를 행사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난다. 전세권자는 집주인이 전세금 반환을 미루면 전세권에 기초해 직접 경매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18조). 확정일자만 받은 임차인은 이런 독자적인 경매 청구권이 없고, 보증금 반환 소송으로 판결을 받거나 임차권등기명령 같은 별도 절차를 거쳐야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집주인과의 보증금 반환 다툼이 길어질 가능성이 큰 계약이라면, 이 경매청구권의 유무가 실제로 중요해진다.

전세권설정등기, 집주인이 거절하면 할 수 없을까?

맞다. 전세권설정등기는 집주인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고, 집주인이 거절하면 임차인 혼자서는 등기할 수 없다.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변동은 등기를 해야 효력이 생기는데, 이 등기는 집주인과 임차인이 함께 신청하는 공동 신청 절차이기 때문이다(민법 제186조).

실무에서는 전세권등기에 집주인의 인감증명서나 등기 관련 서류가 필요하고, 등기비용도 발생한다. 집주인이 등기 사실이 외부에 드러나는 걸 꺼려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계약 전에 전세권설정등기를 요구할 생각이라면, 가계약 단계에서 집주인에게 미리 이야기해 협조 의사를 확인해 두는 게 낫다. 계약서에 특약으로 전세권설정등기에 협조한다는 조항을 넣어 두면 나중에 입장이 바뀌는 걸 막을 수 있다.

확정일자나 전세권이 있으면 보증금을 전부 받을 수 있을까?

둘 다 아니다. 확정일자에 따른 우선변제권과 전세권 모두 그 집에 이미 설정돼 있던 선순위 권리(먼저 설정된 근저당 등)보다 앞설 수는 없다. 전세권도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해 후순위 권리자보다 우선해서 전세금을 변제받을 권리일 뿐, 선순위 권리자보다 앞서는 권리는 아니다(민법 제303조제1항).

그리고 경매나 공매로 집이 팔린 금액(매각대금)이 선순위 권리자들의 채권과 보증금을 다 합친 금액보다 적으면, 확정일자든 전세권이든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순위가 앞선다는 것과 돈이 실제로 남아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계약 전에 등기부등본을 떼어 선순위 근저당이나 다른 권리가 얼마나 잡혀 있는지, 그 금액과 매매가(또는 집값 추정치)를 비교해 보증금이 들어갈 자리가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확정일자나 전세권설정등기보다 먼저 할 일이다.

정리하면, 보통의 주거용 전세 계약에서 입주와 전입신고가 가능하다면 확정일자만으로 우선변제권을 갖출 수 있다. 전입신고가 어렵거나 주거용이 아닌 건물이거나, 보증금 반환 지체 시 직접 경매를 청구할 권리까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세권설정등기를 추가로 검토하고, 집주인의 협조 여부를 계약 전에 확인해 둔다.


글쓴이 · GOLDEN JOURNAL 운영자
공기업에서 15년 일하다 퇴사한 부동산 전업투자자입니다. 운영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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